jaystory
_01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닌거 같은데, 버스를 탈 때 현금을 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젠가부터 보급되어 이제는 거의 모든 버스의 앞문과 뒷문곁에 위차한 카드요금기. 무언가 정확한 계산방식은 모르겠으나, 내릴때도 카드를 찍지 않으면 추가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강력한 홍보 덕분인지, 나이드신 할머니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에 이르기까지 내릴때 카드를 한번 더 찍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내리기전에 미리 찍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버스가 더욱 복잡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버스의 종류와 환승여부 등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하차시 찍지 않는다고 해서 항상 추가금액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찍는다고 해서 항상 환승할인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단돈 몇 백원의 손..
아울러 내게 음악은 무언가를 사는 행위와 긴밀히 결합돼 있다. 물론 음반과 오이도와 음악서적을 말한다. 간혹 연주회 티켓도 사지만 그건 무척 드문 일이다. 사는 것은 소유하는 일이다. 음악을 듣는다기보다 음악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결과 남다른 삶이 펼쳐진다. 첫째, 수입이 많든 적든 언제나 거지꼴로 살아야 한다. 음악의 소유에는 아주 많은 돈이 든다. 둘째,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된다. 경험자는 알겠지만 음악은 정말 남과 공유할 수가 없다. 셋째, 세상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 쓸모없는 지식을 엄청나게 갖게 된다. 음악은 '독립감'의 원천이다. 넷째, 나는 아주 나쁘고 이기적인 놈이다 하는 자의식을 아침부터 밤까지 지니고 살게 된다. - p133, 나는 왜 나여..
우연히 손에 들어온 애플 키보드. 새 제품은 아니지만. 스페이스 바가 약간 뻑뻑한 걸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맥북에 연결해서 계속 쓸만한 효용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지만. 가끔은 주어진 도구나 환경에 너무 얽매어서 중요한 본질을 잃어버릴 때가 많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이냐의 고민 이전에 사용여부에 대한 결정이 먼저 필요하다. 모두가 칭찬하는 책이나, 음반, 어플리케이션 들도 나랑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는 것. 부둥켜 앉고 익숙해 지려,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끙끙거리는 바보 같은 짓은 이젠 더 이상 하지 말길.
재미있게 삽시다. 주어진 삶에서 재미를 찾아서 재미있게 삽시다. 그래요, 그 말 정말 맞는 말이에요. 근데, 아직은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재미를 찾지 못했나 봐요. 재미를 찾아내는 일 보다는, 더 나은 것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고 시간을 쏟고 있으니까.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숨이 차다. 조금만 더 지나면 턱까지 차오름 숨때문에 쓰러질 것만 같고, 다시는 달리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안다, 나도.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을. 엄살을 핑계로 너스레를 떨고 있다는 것을. 차라리 안보이면 나을 것을, 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 내 눈에 보이고, 내 달팽이관 속을 파고드는 소리들을 아무렇지 않은 척 씻어낼 수 없다. 웃고 있는 그들의 눈속에, 올라간 그들의 입꼬리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아무렇지 않..
자신만의 사업을 하거나 혼자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직장이라는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혀 가며 생활하기 마련이다. 회사나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되는 것들은 많다. 어떤일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만족도와 성취감은 어떤가, 보수는 어떤가, 회사의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존재하는가, 회사의 성장가능성 그리고 그 곳에서 나의 발전 가능성은 어떠한가 등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팩터들은 무수하게 존재한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선택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 - 어찌보면 운에 가까운 -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느냐일 것이다. 내가 영향을 받고, 또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인지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